
[뉴스컬처 이상완 기자] 첼리스트 박성진이 유럽 수학 뒤 다져온 음악적 시선과 국내 무대에서 축적한 해석이 펼쳐진다. 독일 슈투트가르트 국립음대에서 석사와 최고연주자과정을 마친 뒤 국내 활동을 이어가는 박성진의 음악적 현재를 보여주는 자리다. 베토벤의 변주곡, 파질 세이의 ‘네 개의 도시’, 슈만의 ‘아다지오와 알레그로’, 프랑크의 소나타가 한 무대에 오른다. 시대와 지역, 정서가 다른 네 작품이 첼로의 서정성과 극적 긴장을 차례로 드러낸다.
박성진은 서울대학교 음악대학을 졸업한 뒤 독일 슈투트가르트 국립음대에서 석사와 최고연주자과정을 최고점으로 마쳤다. 유럽에서의 학업은 작품을 읽는 시야를 넓히는 과정이었다. 독일 현지 오케스트라와 실내악 무대 경험도 음악적 균형감을 키웠다.
국내외 콩쿠르 이력도 탄탄하다. 음악저널 콩쿠르, 국민일보·한세대 콩쿠르, 대구 TBC 콩쿠르에서 1위를 차지했다. 구리시향 콩쿠르에서는 전체 대상을 받았다. 프랑스 레오폴드 벨랑 국제 콩쿠르에서는 만장일치 1위에 올랐다. 서울 청소년 실내악 콩쿠르, 예명라센 콩쿠르, 이화·경향 콩쿠르, 성정음악콩쿠르, 중앙음악콩쿠르 등에서도 상위 입상하며 연주자로서의 기반을 다졌다.
독일에서는 슈투트가르트 국립극장 오케스트라 아카데미와 객원 단원으로 활동했다. 만하임 국립극장 오케스트라에서도 객원 단원으로 무대 경험을 쌓았다. 유럽 주요 오케스트라에서의 경험은 전체 흐름을 읽는 감각으로 이어졌다.
귀국 뒤에는 금호 영아티스트로 선정돼 데뷔 무대를 가졌다. 모스틀리 필하모닉, 구리시립교향악단, 서울대학교 현악 앙상블, 서울대학교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등과 협연했다. 금호 영 체임버 콘서트, 서울대학교 화요음악회, 스피릿 오브 SNU 스트링스, Celli The SNUa, 스누투오지, 살롱 드 무지끄, 통의동 클래식 영 아티스트 시리즈, 평창 페스티벌 오케스트라, 디토 오케스트라 등 여러 무대에서도 활동했다.
최근 행보에서는 독주자로서의 기획력이 두드러진다. 2023년 헤르만아트홀 ‘버닝 업’ 시리즈 독주회에 섰다. 2025년에는 서울문화재단 청년예술지원 선정 프로젝트 독주회 ‘바르샤바의 봄’을 예술의전당 리사이틀홀에서 열었다. ‘바르샤바의 봄’은 역사와 정서를 첼로 프로그램 안에 엮은 무대다. 박성진이 레퍼토리를 주제 중심으로 구성하는 연주자임을 보여줬다.
박성진은 백청심, 이희덕, 박노을, 트리스탄 코르뉘를 사사했다. 다비드 게링가스, 트뢸스 스바네, 볼프강 에마누엘 슈미트, 마르틴 뢰어, 블레즈 데자르댕 등 세계적 첼리스트의 마스터클래스에도 참여했다. 현재 충북도립교향악단 수석 단원으로 활동하며 Celli The SNUa 멤버로도 무대에 오르고 있다.

공연의 첫 곡은 베토벤의 ‘모차르트 오페라 마술피리 중 사랑을 느끼는 남자들은 주제에 의한 7개의 변주곡, WoO 46(7 Variations on “Bei Männern, welche Liebe fühlen” from Mozart’s Die Zauberflöte, WoO 46)’이다. 베토벤은 모차르트 오페라 속 선율을 가져와 첼로와 피아노의 대화로 변주했다. 원곡의 친근한 선율은 변주가 거듭될수록 성격을 달리한다. 첼로는 노래와 기교 사이를 유연하게 오간다.
파질 세이의 ‘첼로와 피아노를 위한 네 개의 도시 소나타(Dört Şehir(Four Cities) Sonata for Cello and Piano)’는 전통적 유럽 레퍼토리와 다른 감각을 지닌 작품이다. 제목의 네 도시는 작곡가의 기억과 정서를 품은 공간으로 제시된다. 첼로와 피아노는 터키적 리듬, 민속적 선율감, 강한 에너지와 서정적 장면을 오간다. 현대 첼로 음악의 확장된 표현을 담당한다.
슈만의 ‘아다지오와 알레그로 작품번호 70(Adagio and Allegro, Op. 70)’은 원래 호른을 위해 쓰인 작품이지만 첼로 레퍼토리로도 자주 연주된다. 느린 도입부는 첼로의 따뜻한 선율을 길게 펼쳐진다. 알레그로에서는 활기와 추진력이 살아난다. 낭만주의 특유의 감정 변화가 짧은 구조 안에 응축돼 있다.
마지막 작품은 프랑크의 ‘첼로와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가장조, FWV 8(Sonata in A Major for Cello and Piano, FWV 8)’이다. 앞선 악장의 동기가 뒤 악장에 다시 나타나며 전체를 하나로 묶는다. 첼로는 깊은 서정과 격정적 흐름을 오간다. 독주회의 마지막에 배치된 프랑크 소나타는 박성진이 구축해 온 긴 호흡의 해석을 가장 크게 드러낼 작품이다.
박성진의 귀국 독주회는 오는 23일 오후 2시 예술의전당 리사이틀홀에서 열린다.
뉴스컬처 이상완 prizewan2@nc.press